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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 하루 5,000IU, 경도인지장애 노인의 기억력에 도움이 될까?

탱고87 2026. 8. 28. 11:00

비타민D 하루 5,000IU, 경도인지장애 노인의 기억력에 도움이 될까?

 

최신 연구가 보여준 가능성과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점

“요즘 자꾸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잊어버려요.”

“밤에 잠을 자주 깨고, 예전보다 생각이 느려진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이런 변화를 경험하면 혹시 치매가 시작된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수면장애와 경도인지장애를 함께 겪는 노인이 하루 5,000IU 이상의 비타민D를 섭취했을 때 인지기능 점수가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를 단순히 “비타민D 5,000IU를 먹으면 기억력이 좋아진다”라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연구에서 확인된 것은 인지기능과 비타민D 섭취량 사이의 ‘연관성’이지, 고용량 비타민D가 인지기능을 직접 향상시켰다는 인과관계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경도인지장애란 무엇일까요?

경도인지장애(MCI)는 정상적인 노화와 치매 사이의 중간 단계입니다.

기억력이나 집중력, 언어능력, 판단력 등이 이전보다 떨어졌지만 일상생활은 비교적 독립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약속을 자주 잊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익숙한 단어가 바로 떠오르지 않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경도인지장애가 있다고 해서 모두 치매로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부는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원인을 살펴보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수면장애가 함께 나타난다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기억을 정리하고 저장하는 과정이 방해받고, 낮 동안 집중력과 판단력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구는 어떻게 진행됐을까요?

미국 에모리대학교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받았거나 의심되면서 수면장애를 함께 겪는 성인 54명을 분석했습니다. 참가자의 평균 나이는 약 67세였습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평소 섭취하는 비타민D 보충제의 용량을 설문으로 조사하고, 인지기능은 몬트리올 인지평가(MoCA)를 통해 측정했습니다. MoCA는 기억력과 주의력, 언어능력, 시공간 능력 등을 확인하는 30점 만점의 인지기능 선별검사입니다.

분석 결과 하루 5,000IU 이상의 비타민D를 섭취한다고 응답한 참가자는 비타민D를 복용하지 않은 참가자보다 MoCA 점수가 평균 3.78점 높았습니다. 30점 만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3% 높은 점수입니다.

반면 하루 5,000IU보다 적은 용량을 섭취한 참가자에게서는 인지기능 점수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비타민D2와 비타민D3의 종류에 따른 뚜렷한 차이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연구 결과는 2026년 국제학술지 『Sleep Medicine』에 게재됐습니다.
Sleep Medicine 원문 연구

 

 

 

 

 

 

 

‘인지기능이 향상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은 연구 방식입니다.

연구진이 참가자들에게 비타민D를 나눠주고 복용 전후의 변화를 측정한 임상시험이 아닙니다. 특정 시점에서 평소 비타민D를 복용하던 사람과 복용하지 않던 사람의 인지기능 점수를 비교한 횡단 관찰연구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해석은 아직 어렵습니다.

  • 비타민D를 복용했기 때문에 인지기능이 좋아졌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 비타민D가 치매 진행을 예방하거나 늦췄다고 볼 수 없습니다.
  • 모든 노인에게 하루 5,000IU가 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 비타민D2와 D3의 효과가 완전히 같다고 결론 내리기도 어렵습니다.

비타민D를 꾸준히 섭취하는 사람은 식사, 운동, 건강관리, 경제적 환경 등 다른 생활 습관에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참가자가 54명으로 적고 보충제 섭취량도 자기보고 방식으로 조사했다는 점 역시 한계입니다.

연구진도 이번 결과를 예비적인 발견으로 설명하며, 실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에모리대학교 연구 발표

비타민D는 왜 뇌 건강과 관련이 있을까요?

비타민D는 뼈 건강에만 필요한 영양소가 아닙니다. 근육과 신경 기능, 면역 조절에도 관여하며 수면의 질과 수면·각성 주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비타민D는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 신경세포 신호 전달과 관련된 경로에 관여할 수 있습니다. 수면 부족이 염증과 대사 스트레스를 높이고 인지기능 저하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타민D와 수면 및 뇌 건강 사이에는 생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존재합니다.

다만 이러한 가능성이 곧 치료 효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50세 이상 620명에게 하루 2,400IU의 비타민D 또는 위약을 24개월간 제공한 2025년 무작위 임상시험에서는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만큼 더 충분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VitaMIND 무작위 임상시험

 

 

경도인지장애, 비타민D

 

 

 

 

 

하루 5,000IU를 바로 복용해도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기사만 보고 하루 5,000IU를 임의로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권하기 어렵습니다.

비타민D 5,000IU는 125μg에 해당합니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과 미국 국립보건원 자료에서 제시하는 성인의 하루 상한섭취량은 4,000IU입니다. 상한섭취량은 그 용량을 한 번 넘으면 바로 독성이 발생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의료진의 관리 없이 장기간 섭취해도 안전하다고 보는 일반적인 기준을 넘어선 용량입니다.

비타민D를 지나치게 섭취하면 혈중 칼슘 농도가 높아져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메스꺼움과 구토
  • 식욕 저하
  • 근육 약화
  • 심한 갈증과 잦은 소변
  • 탈수와 신장결석
  • 심한 경우 신장 기능 저하와 부정맥

특히 신장질환이나 신장결석 병력이 있거나 칼슘 수치와 관련된 질환이 있는 사람, 이뇨제 등 특정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비타민D 안전정보

비타민D를 안전하게 섭취하려면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고 해서 먼저 고용량 영양제부터 복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첫째, 현재 먹고 있는 종합비타민, 칼슘제, 골다공증 영양제에 포함된 비타민D 용량을 모두 합산해 봅니다.

둘째, 필요하다면 혈액검사를 통해 혈중 25-하이드록시비타민D 수치를 확인합니다. 검사 결과와 신장 기능, 복용 약물 등을 고려해 의료진과 적절한 용량을 결정해야 합니다.

셋째, 기억력 저하가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비타민D만 확인하지 말고 인지기능검사와 함께 수면무호흡증, 우울증, 갑상선 기능, 약물 부작용, 청력 저하 등 다른 원인도 살펴봐야 합니다.

넷째, 뇌 건강을 위해서는 영양제 하나보다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혈압과 혈당 관리, 사회적 교류, 독서와 새로운 학습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많이’가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만큼’입니다

이번 연구는 수면장애와 경도인지장애를 함께 겪는 고령층에서 비타민D 섭취가 뇌 건강과 관련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 5,000IU를 복용하면 기억력이 좋아지거나 치매가 예방된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는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수면, 영양, 운동처럼 바꿀 수 있는 생활 요인을 조기에 점검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비타민D는 부족해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많다고 반드시 더 좋은 것은 아닙니다. 검사와 상담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만큼 안전하게 섭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 이 글은 건강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